국내 대표 시스템 통합(SI) 업체 LG CNS는 지난해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다만 IPO 시장이 침체되면서 LG CNS의 IPO 일정도 다소 지연됐다. 하지만 IPO에 대한 열망은 여전하다. 투자업계(IB)는 LG CNS가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 중 IPO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상당하다. 특히 최근 ‘디지털 마케팅’ 등 새로운 시장에 진입, 외연 확장을 통해 사업적 약점을 보완하는 것을 두고 긍정적 평가가 이어진다.
SI 업체는 쉽게 말해 개발 용역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회사다. 국내에서는 LG CNS, 삼성SDS, CJ올리브네트웍스가 대표적인 SI 업체다. 3사는 ‘그룹 전산실’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룹 내 전산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를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실적 대부분도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 거래에서 발생한다.
이런 사업 구조는 SI 업체의 태생적 한계이자 약점으로 꼽혀왔다.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도 지적받았다. 그동안 SI 업체들이 ‘독자 생존’을 외치며 사업 다각화, 거래처 다원화에 나선 배경이다.
특히 LG CNS 행보가 눈에 띈다. 지난해 기준 LG CNS의 그룹 내부 거래 매출 비중은 58.1%. 삼성SDS(70.4%), CJ올리브네트웍스(75.5%) 대비 낮은 수준이다. 다만 LG CNS는 만족 못하는 눈치다. 이에 최근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영역까지 진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LG CNS가 신사업으로 디지털 마케팅을 꼽은 이유는 단순하다. 일단 시장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마케팅 시장 규모는 8조5221억원. 2020년(5조7106억원)과 비교하면 49.2% 증가했다. 올해도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KT그룹 계열 디지털 마케팅 전문기업 나스미디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3년 디지털 광고 시장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 마케팅에 뛰어든 또 다른 배경은 LG CNS가 보유한 인공지능(AI) 기술력과 관련 있다. LG CNS는 지난해 AI 연구소를 신설, AI 역량을 끌어올린 상태다. LG그룹의 AI 기술 강화 전략의 핵심 계열사로 꼽힐 정도다. LG CNS는 이 같은 AI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 분야를 찾고 있었는데, 그중 눈에 띈 게 디지털 마케팅이다.
LG CNS는 디지털 마케팅 시장 공략에 ‘MOP(마케팅 최적화 플랫폼)’를 앞세우고 있다. AI를 활용한 자동 의사 결정과 AI 알고리즘을 통한 광고 실적 극대화가 주된 기능이다. 고객사는 MOP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합 모니터링하고 광고 노출 시간대·빈도·예산 등을 자동으로 최적화할 수 있다. LG CNS는 지난해 11월부터 주요 고객사에 MOP를 제공 중인데, 이미 고객사 수만 100여개를 넘어섰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대한민국 광고대상 퍼포먼스마케팅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비(非)광고사가 대상을 받은 건 LG CNS가 처음이다.